네온스튜디오 개발팀 블로그입니다.
오늘은 “스피릿위시” 프로젝트의 음향 감독을 담당하고 있는 권구희님을 파헤쳐 봅니다.
(뭔가 대단히 복잡해 보이는 장비들. 사실은 꽤 오래 사용한 것들이라고 함)
담당자)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권구희)
안녕하세요. “스피릿위시” 프로젝트의 사운드 디렉터를 맡고 있는 권구희입니다.
1992년부터 SoundTeMP팀으로 게임 음악 활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여기 저기 참여했다가, 이번에 “스피릿위시” 프로젝트를 위해 네온스튜디오에 합류했습니다.
담당자)
네온스튜디오에 합류하셨다면, 사운드템프팀은 해체된건가요?
권구희)
아니 그건 아니고, 당분간 사운드템프팀이 네온스튜디오 내에 속하게 되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애초 사운드템프팀 창설자 3명 중 2명이 네온스튜디오에 있으니 그냥 스튜디오 명칭을 “SoundTeMP팀 게임사업부” 같은걸로 개명할까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했었는데요(다른 한 명은 PM인 김세용님)
만나는 사람마다 명칭에 대해 설명을 하고 다녀야 할 것 같아서 그만 두었습니다.
담당자)
그거 농담이었는데.. 진지하게 생각하고 계셨군요.
보통 신비주의 전략을 취하고 있어 외부 접촉을 잘 안하신다던데요.
대문만 있는 상태로 20년 정도 방치되던 홈페이지마저 사라져서 이제 활동을 중단하셨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권구희)
그건 사실이 아니구요. 제가 야행성이거나 게을러서 그런 것 뿐입니다.
그리고 제게 연락하거나 찾아오신 분도 거의 없었습니다..
홈페이지의 경우는 도메인 기간이 만료되었는데 제가 연장을 깜빡한 틈에 다른 도메인 업자가 주워 가신건데요,
이 자리를 빌어 제발 돌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업데이트 한 번 없이 15년간 이 로고만 떠 있던 홈페이지.
도메인 날라갔다는 소식 들었을 땐 푸하하 쌤통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아픈 사연이 있었군요)
담당자)
아 네.. 유감스럽네요.
그러면 “스피릿위시” 프로젝트에서 담당하고 있는 일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권구희)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BGM보다 사운드 이펙트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주로 UI의 피드백 효과음이라던가
전투 중의 사운드, 성우 섭외 및 녹음, 에디팅 작업 등이구요,
시간을 내서 BGM도 몇 곡 작업하긴 했는데 아마 다른 프로젝트에 비해 제 분량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건강상의 이유로 잠시 활동을 쉬고 계신 SoundTeMP팀의 블루블루님이 컴백하시면 좀 수월하겠는데요, 일이 너무 많습니다!!
일본에 유학중인 제 딸을 불러서 으악 으아악 얍 얍 하는 전투 보이스를 녹음시킬 정도였으니깐요.
(사운드 이펙트 작업 중 먼 산을 보며 맛이 가버린 권감독님 )
대신 남구민님의 코너스그루브, 장성운님의 questrosound 등등 오랫동안 교류해온 다른 작곡가들과 상의하면서 협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음악적으로 좋아해 주실 분들이 많을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담당자)
“스피릿위시” 프로젝트의 음악 컨셉을 요약하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권구희)
크게는 트래디셔널한 장르와 좀 시끄럽게 달리는 장르가 섞여 있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그 전에 잠깐 설명을 좀 드리자면 온라인 게임이 대중화 된 이후 개인적으로 일이 어렵던 부분이 있다면 음악적 긴장감을 애매하게 유지시켜 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싱글 게임도 아니고, 같은 장소에서 2시간이고 3시간이고 지루한 사냥을 할 수도 있고, 그냥 서서 채팅을 하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음악적으로 고조되거나 혹은 긴장감을 팽팽하게 당긴 음악을 만들면 보스 등장 씬 외엔 사용할 수가 없죠.
그래서 대개 음악적으로는 좀 재미가 없었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평범하게 지저분한 중년 음악가의 작업 환경)
그에 비해 “스피릿위시”는 1시간 마다 모여서 달리는 레이드 매칭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좀 내지르자, 보스 등장! 이다 느낌의 신나는 음악을 많이 담을 수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오랫만에 작업이 재밌고 좋았습니다.
아마 메탈이나 하드락 같은, 이전의 MMORPG에 잘 안 들어가는 하드한 장르가 제법 많이 포함되어 있을겁니다.
담당자)
오.. 기대됩니다. 혹시 샘플같은 것 없을까요?
권구희)
옛다 샘플
(corners groove – evil raid)
사실 이 곡이 꽤 좋은데, 마스터링이 마음 먹은대로 잘 안나와서 고민을 좀 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일이 어려웠던 것 중 또 하나는 어떤 유명 대형 게임사의 경우엔 스마트폰에서 그 조악한 스피커를 추출해 모니터 좌우에 달아놓고 모니터링 하면서 만든다는 말을 들었을 때인데요,
스마트폰의 스피커 환경에 맞춰야 할지, 이어폰 환경에 맞춰야 할지 아니면 그냥 감상용 스피커 기준에 맞춰야 할지 기준이 조금 고민이었달까요
결국 사운드에 관심을 많이 갖고 계신 분들은 고성능 이어폰을 사용할 것이다 라는 전제에 맞춰 작업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참고하시고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담당자)
끝으로, 이 게임을 기다리고 계신 유저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권구희)
네, 음악은 전 부터 하던 거니까 잘 진행되고 있는데 사운드 이펙트 작업이 처음이라 그런지 조금 신경쓰입니다.
피드백을 주시면 잘 참고하겠습니다만, 너무 직설적으로 말씀하시면 제가 마음이 약해서 상처받으니까 그런 부분은 살살 잘 부탁드립니다.
이후 만들다 만 BGM이나 기타 미사용 음원, 심심해서 만들어 본 어레인지 버전 등 작업 부산물들이 생기면 본 채널을 통해 올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9월 16일)